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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드라마
작,오영진 l 연출,장창석
1989.09.09-17. 벅수골소극장
제9회 통영예술제
연출의도
나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심층과 인간의 본질에 대한 문제를 조명하고 싶었다. 시대는 엄청난 속도로 앞, 전진,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귀환점을 상실한, 전진만이 결정 내려진 돌격대처럼 우리들 시대인은 앞으로만 달려가고 있다. 옛 신화는 남녀 한 몸이었던 안드로진(Androgyne)을 둘로 나눠 남과 여로 만들어 버렸다. 앞과 뒤를 동시에 볼 수 있던 것을 둘로 나눠 한쪽으로만 보고 달려가게 해 버린 것이다. 애초에 한 몸뚱아리였던 인간이 둘로 나뉘었기에, 우리들 인간은 끊임없이 다른 한쪽인 서로를 그리워하고 또 한 몸으로 합하기를 갈구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단순한 짝찾기, 짝짓기만으로 우리들을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자신의 짝(자신과 나뉘어진 다른 한 몸)을 찾아가는, 그리고 찾아진 (얻어진) 짝과의 영위를 위해서 세상은 우리들로 하여금 엄청난 육체적 노동과 정신적인 고뇌를 부과시켰다. 이 극은 우리들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주어져 있는(?) 가정적, 사회적 갈등을 적나라하게 펼쳐놓은 사이코적인 것이 아닌 사이코드라마이다.
작품줄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