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섬엔 신이 살지않는다
작,최명수 l 연출,제상아
2003.04.10. 사천시문화예술회관
제21회 경넘연극제 ㅣ 단체우수상
연출의도
백범이 살해 된 지도 벌써 반세기가 되어가지만 아직도 이 사건은 미제로 남아있다. 건망증이 심해서 역사의 정당한 심판을 항상 유보시키는 한국인의 특성은 민족 성격적 결함인가, 아니면 역사적 운명인가, 한국의 현대사를 불행하게 수 놓았던 주요사건들은 습관처럼 미궁에 묻혀 버린다. 그런데 백범 살해사건은 권중희라는 한 의혈시민이 예의적으로 끈질긴 집념을 가지고 안두희를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려고 해왔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도 한국현대사의 지도를 뒤바꾼 이 엄청난 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배후가 아직도 드러나지 않고 있음이 시사하는바 역사와 진실, 역사와 정의의 역학관계는 무엇인가. 요컨데 극은 힘의 논리에 지배당하여 진실을 영원히 묻어 둘 수 밖에 없는 인간 사회의 암울한 정치적 구조를 극화시켜보자 추리극 형식을 취하고 풀리지 않는 역사의 기전을 풀어본 시도이다. 그러나 풀림보다는 풀리지 않음과 풀릴 수 없음으로 역사 딜레마를 이해시키는 극으로... 사실 규명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작품줄거리
어느 외딴 섬 별장에 구상 차 찾아온 주인과 그 별장을 지키며 살고 있는 노인, 그리고 노인의 과거를 알고 노인을 데려가려는 한 남자. 세 사람은 술을 한잔 하며 대화를 하게 되는 도중 남자는 자신이 온 목적을 말하게 되고 주인은 그 반대의 입장을 주장하고, 그런 가치관을 경멸하듯 말하는 남자와 자신의 어릴 적 꿈을 말하며 회상에 잠기는 노인. 이 넋두리들을 늘어놓는 도중, 별장에 살림살이를 하는 노파가 오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