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ATER GROUP BEOKSUGOL
1991
91년 들어서면 지난해에 이어 천주교학생회 '제2회 아나빔'행사 공연인 <탑과 그림자(이만희 작)>를 박승규가 연출하여 태평천주교학생회관에서 공연한다. 현재 벅수골 상임배우이자 연극인 강사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규성이 이 공연을 계기로 고교 졸업 후 극단에 입단하게 된다.
1991년 극단 벅수골의 공연활동은 <해평들녘에 핀 꽃>으로 시작된다. 고 장현 대표의 창작희곡을 새롭게 각색하여 장창석 연출로 3월 22일 진주문예회관에서 개최된 제9회 경남연극제에 참가해 우수작품상과 연기상(박승규)을 수상하는 등 우리 지역 소재 창작품으로 통영연극의 위상을 드높였으며, 또한 이 작품은 4월 27일에 극단 벅수골 창단 10주년 기념 겸 앵콜 공연을 통영실내체육관에서 가졌다
9월 7일에는 김상열 작, 장창석 연출의 <탈의 소리>를 공연했다. 허동진, 하경철, 장말미, 김분지, 박경자, 김채희가 출연했고, 스텝으로 이교탁, 장치길, 조미옥, 유순천, 양현, 배철효가 함께했다.
12월 21일에는 장말미, 조미옥, 하경철, 김채희, 김분지가 출연한 <산씻김(이현화 작)>으로 거창 입체소극장에서 열린 제3회 시월연극제에 참가하였으며, 이어 12월 23일부터 29일까지 벅수골소극장에서도 공연했다. <탈의 소리>와 <산씻김>은 한국 전통 탈극과 전통굿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장창석 연출의 다른 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장영석이 제작하고 허동진, 유순천, 최용재, 양 현, 천인숙, 이영숙, 박순선이 스텝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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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
1992년에 들어서서는 극단벅수골은 통영연극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면모를 여실히 보여 준다. 그해 1월 임기만료 된 장영석 극협지부장을 재추대하였으며, 벅수골은 연극 전업 단원들이 늘어남에 따라 전문성을 갖추어 나가는데 주력하며 장창석 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장창석 대표는 학생극지도의 일환으로 1월 10일 충렬여자중학교 학생으로 구성된 연극반의 <불타는 별들(윤대성)>을 연출하여 봉래극장 무대에 올렸으며, 박승규도 천주교학생회의 제3회 아나빔 행사 공연인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이근삼 작)>를 연출하여 1월 12일 태평천주교회 강당에서 공연했다.
4월 10일에는 창원 KBS홀에서 열린 '제10회 경남연극제'에 오태영 작, 장창석 연출의 <꽃잎져서 피>로 출품하였는데 '우리의 아픈 근대사를 세 여인의 삶을 통해 심도 있게 표현한 작품'으로 우수한 연출력을 인정받아 전해에 이어 우수작품상을 수상하고 연출상(장창석)과 연기상(장말미)까지 수상한다.
9월 1일에는 벅수골소극장에서 <면역환자(엄한얼 작, 박승규 연출)>를 공연했는데, 이 작품은 애초에 연기자인 박승규가 후배 단원들과 워크샵으로 연습해 온 것인데 관객들에게 내 놓아도 괜찮다는 판단 하에 정기공연으로 올렸고, 또 9월 30일 진주문예회관에서 개최한 남도 한마음 축제에도 참가하였다. 김대건, 김인전, 천인숙이 출연했으며, 장영석 기획에 허동진, 장치길, 배철효, 김미경, 하경철, 조미옥, 최운용이 스텝으로 협력했다.
그리고 같은 해 이 작품과 함께 극단의 여배우 세 명이 또 하나의 작품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그 작품이 10월 15일부터 11일 동안 벅수골소극장에서 공연된 <신의 아그네스(존 필미어 작, 장창석 연출)>라는 작품이었다. "수녀가 아이를 낳아 쓰레기통에 넣어 죽였다”라는 카피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으며 윤석화라는 배우를 일약 스타덤의 반열에 올려놓은 유명한 작품이었는데, 장말미, 김채희, 김분지가 출연하여 관객들의 인기를 실감한 공연이었다.
이후 92년 12월 8일 ‘재부 충무.통영향인회’의 초청을 받아 극단 레파토리인 <해평들녘에 핀 꽃(장현 작, 장창석 연출)>을 부산시민회관에서 공연하여 재부향인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 작품은 향인들이 다 아는 이야기에 구수한 통영사투리가 맛깔스럽게 녹아있고 거기다가 춤과 노래가 포함되어 있기에 특별히 향인들에게 더 즐거움을 준 것이었다. 이 작품은 이날 참석한 서울 향인들에 의해 다음해 '재경 통영향인회'의 초청을 받아 서울 드라마센터에서도 공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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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1993년도 공연의 시작은 박승규와 이향미가 호흡을 맞춘 <리타길들이기(윌리러셀 작, 박준용 역)>로부터였다. 장창석 연출로 4월15일부터 20일까지 벅수골소극장에서 막을 올린 이 작품은 ‘영문학교수와 젊은 미용사 아줌마의 좌충우돌’하는 고급 코미디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리타 역으로 출연한 이향미는 서울에서 민족극 계열의 작품을 하던 배우였는데 1992년 말 벅수골에 합류하여 93년 말까지 1년여 활동하다 귀경했다.
한편 93년 3월에는 극단 수레무대의 <스카펭의 간계(몰리에르 작, 김태용 연출)>를 초청하여 27,28 양일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공연하였는데, 이 공연은 극단 수레무대의 창단 초연 공연으로 통영에서의 공연을 계기로 창단 전 영남 지역을 순회하여 서울로 입성하게 된다. 이들은 이 공연을 위해 통영시 도산면 잠포마을 폐교를 빌려 겨우내 연습해 왔었다. 이들의 외인구단 같은 열정은 당시 통영연극인들의 귀감이 되었다.
이후 극단 벅수골은 제11회 경남연극제에 <봄날(이강백 작, 장창석 연출)>을 출품하였다. 6월 7일 진해시민회관에서 공연한 이 작품으로 벅수골은 단체대상과 연출상(장창석), 연기대상(박승규), 연기상(허동진)을 수상하여 제1회 경남연극제 단체대상 이후 10년 만에 대내외적으로 쾌거를 이룩했다. 특히 이 작품으로 연출상을 수상한 장창석은 "무대 등분법을 적절히 활용하여 형상미 창조에 탁월한 능력을 지닌 연출가"라는 격찬을 받았기도 했다.
이어 이 작품은 대상수상을 기념함과 아울러 전국연극제에 출품하기 위한 작품 다듬기 실연으로 7월 8, 9일 양일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공연했으며, 9월 3일 제11회 전국연극제에 참가 대전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여 독특한 작품해석으로 주목을 받아 단체 장려상을 수상하였다.
9월 23일 극단 마산의 <날아라 슈퍼보드(정성현 작/연출)>를 초청하여 벅수골 소극장에서 25일까지 공연했으며,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는 장창석이 지도 연출한 <탑과 그림자(이만희 작)>를 충렬여자고등학교 백합극회 회원들이 출연하여 벅수골 소극장에서 공연했다.
이후 11월 4일에는 4월에 공연한 바 있는 <리타길들이기>로 극단 마산이 개최하는 제5회전국소극장 축제에 참가했으며, 12월 12일에는 재경통영향우회의 초청을 받아 서울 드라마센터에서 <해평들녘에 핀 꽃>을 공연하였다. 공연 후 출연배우들이 향인들과 함께 민요가락에 춤을 곁들여 흥겨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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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
1994년 극단 벅수골은 4월 1일 울산 MBC홀에서 열린 제12회 경남연극제에 장창석 연출의 <바우>를 출품했다. 향토 극작가 강수성의 <떠나는 사람들>을 새롭게 각색한 작품으로 단체 장려상과 연기상(김인전)을 수상했다.
9월 5부터 11일까지 제14회 통영예술제 참가작품인 이강백 작, 장창석 연출의 <북어대가리>를 벅수골소극장에서 공연했으며, 타 지역의 축제에도 참가했다. 거제의 극단예도 소극장에서 개최된 '제1회소극장축제'(9.30~10.2)와 '제31회 한산대첩기념제전(10.8~9), 울산 익산소극장에서 개최된 '처용연극제(11.6)', 그리고 극단마산 소극장에서 개최한 '제6회전국소극장축제'(11.24~25) 등에 참가하였다. 특히 이 작품은 장창석 연출이 직접 출연하여 화제가 된 작품이기도 하였다.
또한 이 공연을 준비할 무렵 당시 통영에서 6년여 정도 연극 활동을 해 온 '극단 통영(당시 대표 공민재)'의 요청에 의해 벅수골과 합쳤으나 시스템에 융합되지 못하고 4,5개월여 뒤에 다들 떠나고 만다.
한편 11월 1,2일에는 백합청소년극회의 <내가 날씨에 따라 변할 사람 같소(이강백 작)>를 박승규가 지도 연출하여 벅수골 소극장에서 공연 한 바 있다.
또한 벅수골은 전년도에 이어 재경통영향인회의 초청을 받았는데, 12월 18일 서울드라마센터에서 장창석 연출의 <바우(강수성 작)>를 공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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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
94년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극단은 95년 들어서서는 매년 참가했던 경남연극제 출품마저 하지 못하고 <스트립티스(S 므로체크 작, 장창석 연출)>라는 단 하나의 작품만을 남겼다. 이 작품은 87년 초연된 작품을 출연진을 바꾸어 공연하였는데, 10월 10일부터 15일까지 제15회 통영예술제 참가로 벅수골소극장에서 공연했고, 당월 29일에는 극단예도 소극장에서 열린 제2회 거제소극장축제에 참가하여 공연했다.
성숙기인 이 시기에는 1개의 작품만을 창작한 95년을 빼고는 매우 활발히 활동했다. 앞에 기록한 공연 외에도 학생극 연출과 초청공연, 대관공연 등이 이루어졌는데, 95년 11월 2,3일 백합청소년극회의 <방황하는 별들>을 장창석이 지도 연출하여 벅수골 소극장에서 공연 했으며, 전국 자원봉사대회 참여 공연인 집단창작 공연 <훈이네 이웃사랑>을 장창석 대표가 연출하여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공연하도록 이끌었다.
또한 활발히 전개한 벅수골의 공연활동이외에도 벅수골소극장 운용의 방안으로 대관공연을 유치하였는데, 92년 6월13일 부터14일까지 극단 자갈치의 <내 청춘 파도에 싣고(극단자갈치 공동구성)>, 기타써클 한울타리의 <기타연주회- 92,93년에 걸쳐 총 7번의 연주회를 가짐>, 92년 12월 극단 자갈치의 <멈춘 교실 달리는 아이들(공동구성)>, 93년 6월 극단 자갈치의 <봄날 우리들의 어머니의(공동구성)>, 93년 12월 임진택 판소리 <오적-소리내력>, 94년 6월 극단 자갈치의 <이걸이 저걸이 갓걸이(공동구성)>, 94년 11월 극단 자갈치의 <고시랑당 이야기(공동구성)>, 95년 7월 극단 자갈치의 <신새벽에 술을 토하고...(공동구성)> 등이 이 시기에 벅수골 소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아울러 95년 3월 3일에서 5일까지 아동극단 푸른가시의 아동극 <알라딘>을 초청 기획하기도 했다.
90년대 초반을 거쳐 온 벅수골은 대내외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는 성과를 가져 왔으며, 91년부터 95년까지 5년 동안에는 무려 25작품이 탄생하는 왕성한 작품 활동과 초청기획 공연, 그리고 대관공연을 통해 벅수골 소극장의 활성화를 꽤했으며, 학생극의 지도 연출로 연극 전문학교가 없는 통영에서의 후학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러한 왕성한 활동과 연극제 등의 수상으로 극단의 위상도 높아졌고 따라서 개인적 성취감도 충만한 시기였다. 반면에 연극을 전업하던 단원들이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겠다거나 서울이나 타 극단으로 진출하거나 한 사례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