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그네스
작,존필미어 l 연출,장창석
1992.10.15-25. 벅수골소극장
한산대첩 400주년 기념제전
연출의도
신앙과 지성! 인간의 존재란 결국 휴지통 같은데서 종말을 고하는 것일까, 신의 옥좌에 앉는 것일까, 아니면 인간 그 자체의 의자에 남을 것인가? 신의 젖줄을 빨고 싶었던 여인 아그네스... 이 작품을 하면서 나에게는 과거의 모든 것이 융합되어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의 나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과거의 축적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항상 미래를 지향하는 과거, 현재의 축적 뒤에서 내가 만들어 나가는 미래에 의해 나를 이루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나의 과거에는 항상 미래가 앞서 있었고, 그것이 더욱 중요했다. 나의 삶 전체를 통해 미래지향이 없었더라면 나는 위축도 후회도 없었고, 고통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작품을 분석할 때 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단순히 과거가 치밀어 올린 경험만으로 해석해선 안 되며 이미 과거로 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관련하여 나를 이해해야 했었다. 나는 이 미래의 시간과 공간이 파고들어 흘러가고 있는 현재의 시공을 분석하는 작업을 함께 시도하고자 한다.
작품줄거리
어머니로부터 심한 성적학대와 모멸을 받으며 성장한 아그네스는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아무런 사회와의 접촉도 없이 수녀원으로 보내진다. 그녀는 아기를 낳아 탯줄로 목을 감아 죽인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고 무신론적 개념을 갖고있는 정신과의사 리빙스턴이 아그네스가 합법적 제정신이었나를 밝히기 위해 이 사건에 뛰어들면서 작품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