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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져서 피
작,오태영 l 연출,장창석
1992.04.10. 창원KBS홀
제10회 경남연극제
단체 우수상 ㅣ 연출상 장창석 ㅣ 연기상 장말미
연출의도
한 사회의 어둠과 역사의 얼룩을 앞에 두고 실없이 웃어 보자. 아니 하염없이 울어보자...
세상을 가랭이 밑으로 거꾸로 보았을 때의 그 도착된 상이 보여 주는 부조리성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웃음으로 울어보자... 아무리 겉으로는 아름답고 정의롭게 미화되어 있어도 그 뒤에 감추어진 추악함을 한 번 발견하여 보자. 우리는 한발 비켜서서 갸우뚱한 자세로 뒤집어 바라보자... 그리고 미묘한 미소를 입가에 흘리면서 그 자체를 희롱하여 보자... 철저하게 피와 고름이 뒤범벅이된 한 가정의 삶을 쓰디쓴 쑥물을 들척지근한 웃음의 캡슐 속에 넣어 삼키어 보자... 그래서 우리는 내일 다시 길을 가야 하니까? 바보처럼, 벅수처럼.
작품줄거리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기까지 하는 할머니는 자신은 일종의 유기세대(遺棄世代)로서 될 수만 있다면 수잔을 이용, 어디론지 달아나 의식의 면죄부를 얻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수잔의 정신세계는 강대국 우월주의에 젖어, 노랑머리를 가진 혼혈인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수잔을 통하여 품었던 유일한 희망이 사라지자, 할머니는 극도의 허탈감에 빠지고, 수잔의 어머니는 수잔이 밴 애를 없애기 위해 수잔을 방안에 가둔 뒤 독초 다발에 불을 지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