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포수
작,박조열 l 연출,장현
1985.06.20-21. 봉래극장
설산 허창언선생 추모공연
연출의도
향토연극이 훌륭한 선배제현들의 피땀으로 엮어져 왔음은 사실이지만 열과 성에 비해서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이 변변한 공연장 하나 없이 오늘에 이른 것은 누구의 잘못이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읍니다. 앞으로 이곳이 신극 60년 요람지의 영광을 찾는 것은, 시립극단이 설립되어지고 연극전용 극장이나 문화예술회관이 빠른 시일 내에 세워져야만 하는 것입니다. 무대가 없는 배우, 관객이 없는 연극은 생각할 수가 없읍니다. 연극은 홀로 피는 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손길과 사랑으로 커야하는 나무라는 생각입니다. 시민의 사랑받는 연극인이 되어야 하며 시민의 사랑을 받도록 노력하는 연극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작품줄거리
혜옥이 없는 사이 장운은 혜옥의 집에 세를 든다. 혜옥의 딸 미영과 복순은, 나이에 맞지 않게 유머러스하고 잘생긴 장운이 마음에 든다. 그러나 까칠하고 똑 부러지는 혜옥은 장운을 내보내고 싶어 하지만 그의 능청스러움으로 인해 티격태격 살아가게 된다.
그 와중에 미영의 남자친구인 기호가 소심하게 혜옥의 집에 기웃거린다. 보다 못한 장운은 기호에게 남자다움을 어필하라고 하며 같이 술을 마시고 술에 취한 기호는 용기가 생겨 혜옥에게 자신감 넘치게 말하고 부모님한테 결혼할 것이라는 감당할 수 없는 일까지 저지른다. 장운이 술병으로 고생하게 되자 혜옥은 신경을 쓰고, 이를 눈치챈 장운은 머리를 쓰게 된다. 기호는 술김에 덜컥 토요일 상견례를 하게 되고 장운을 장인어른이라고 춘추에게 거짓말을 하고 그것을 이용해 장운은 혜옥과 좋은 그림을 만들어 보려는 생각을 한다. 생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춘추와 장운은 유쾌한 대화를 주고받으며 혜옥이 뭐라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