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메소리
작,김선율 l 연출,장창석
연출의도
쇠메소리는 500여년 전 통영 야소골 마을 이야기다. 야소골은 한자지명인 야소곡(冶所谷)이였으며 이를 풀이하면 임진란 전후, 당포수군해전에 필요한 무기를 제작했던 대장간이었던 것에서 유래됐다. 그때의 토굴이 아직도 남아있고 오늘날에도 당포해전의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야소골 마을 사람들은 긍지와 자부심이 대단하다. 당시 야소골 야장의 창과 칼, 무기를 만드는 솜씨는 남해안에 출물하던 왜군들에게도 소문이 자자하여 왜군들은 무기를 공급받기 위해 마을사람들을 납치하고 죽이며 인질교환과 금으로 유혹하였다. 그러나 야장은 누구를 위한 기술인가 반문하며 갈등하다 끝내 자결한다. 수단과 방법이 바르지 못한 목적은 얼마 가지 못한다. 수단은 바로 서 있어야 한다. 수단이 바로 서야지 수단이 비뚤면 목적이 찌그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목적을 위해 비뚤어진 수단이 정당화되는 모호한 세상이며 또한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는 사회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노벨’은 순기능과 역기능 사이를 갈등하다, 그의 유언으로 노벨상을 제정했고, IT산업인 가상화폐와 가상화폐의 기술적인 핵심인 블록체인은 순기능보다 역기능으로 인해 온 세계가 대책마련을 위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현시점의 갈등, 혼란의 사회에 통영 야소골 마을의 옛 야장을 통해서 장인정신을 되새겨 보며 평화의 쇠메소리를 울려보려고 한다.
작품줄거리
통영의 ‘야소골’은 조선의 왕에게 인정을 받은 뛰어난 대장장이들이 사는 마을이다. 비록 지금은 검을 찾는 이들이 많이 없어 농기구를 만들며 힘겹게 생활을 이어가는 처지이지만, 그들은 대장장이의 신념과 역사를 지키며 그들의 후손을 기대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야소골에 왜군들이 들이닥친다. 자신들을 위해 무기를 만들라 협박하는 왜군들. 왜군들은 대장장이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인질로 잡아 가둔다. 대장장이들은 왜놈에게는 무기를 바칠 수 없다며 인질을 구하러 갈 계획을 세우지만, 이를 눈치 챈 왜군은 인질 한 명을 본보기로 죽여 버린다. 당장 무기를 만들지 않으면 하루에 한 명씩 죽인다는 왜군. 대장장이들은‘신념을 지키고 왜군과 싸울 것인가?’ ‘인질을 위해 왜군의 개가 될 것인가?’를 두고 다투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