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붓등
작,장영석 l 연출,장창석
연출의도
인간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참 허무하다. 우린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페시미즘은 아니다. 우린 한번쯤 불로소득을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 언저리 한곳은 행운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불로소득을 꿈꾸면서 한 장의 복권을 사기도 한다. 그 마음 언저리 한켯 행운인 불로소득으로 이루는 것은 결국은 끝이 좋지 않은 상황으로 막을 내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참 작은 행복한 아이러니한 상황적 삶의 메시지를 던져보고자 사상누각의 차원에서 음악무용극으로 펼쳐보이려고 한다. 음악감독 윤용우 선생과 안무 이경림 선생, 음반작업 김효동 선생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뜻 전한다.
작품줄거리
일제 강점기 시절 가는개마을에 방배로 방질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금돌이는 부친이 돌아가도 반반한 묘 자리조차 쓸 수없이 가난하여 아무도 묘를 쓰지 않는 ‘나붓등’에 초라하게 흙으로 덮어 놓았다. 세월이 흐르고 변함없이 방배를 타고 방질을 하던 어느 날 거물에 걸려던 금(金)궤를 건져 올린다. 졸지에 부자가 된 금돌이는 ‘나붓등’ 묘 자리가 명당이라 생각하여 부친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묘 자리를 봉분과 돌 비석을 세워 새로이 단장하고 영세한 방질로 끼니걱정에서 벗어나 정치망(定置網), 들망을 비롯한 어장사업으로 어장애비로 거듭나며 승승장구 해갔다. 그러나 지반이 약한 나비 꽁지부분에 세워진 비석은 세월의 무게와 함께 내려앉아 파도에 휩싸여 물속에 가라앉았다. 그때부터 어장은 고기가 들지 않아 빚더미에 시달리다 금돌이는 패가망신 하여 마을을 떠났다. 지금도 나붓등에 초라한 묘 자욱이 있고 사상누각(砂上樓閣)이라는 교훈을 간직한 채 비석은 마을바다 속에 잠들어 있다.
나붓등(나비동산·호접등) : 산양읍 세포마을에 있는 산, 두 산등성이의 가운데가 잘룩하게 연이어진 형세가 마치 나부(나비)처럼 생긴 것에서 유래. '호접등(胡蝶嶝)'은 한자지명이다.
공연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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