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가맹가
작,박인혜 l 연출,장창석
연출의도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인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 된 지 오래고 노년, 노후의 문제는 아무도 피하지 못하는 오늘날의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 되었다. 노년의 가난은, 같은 가난이라도 더욱 고통스러우며 고독감은 생각보다 심각해진다. 육체도 건강하고 재정적인 뒷받침이 된다 하더라도 할 일이 없다면 무료함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늙었다는 것은 육신이 닳았다는 뜻이다. 오래 사용했으니 여기저기 고장이 나는 것은 당연하고 이 세상 모든 노인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노인병이다. 황가맹가 작품을 통해 두 독거노인의 다양한 경험과 삶의 독특한 개성을 정겹고 따뜻한 미소가 촉촉하게 번져나가는 감동의 물결을 선사할 것이며... 산업화의 물결 속에 우리 사회는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가족의 개념이 변형되어가고 가족들의 사랑이 뭉치는 가정은 거주공간으로 전략되어 가족이 해체되고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절대고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해체된 가족들의 위상을 되찾는 것은 정신적 문화가 다시 부활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사회복지실현도 불가능할 것이다. 가족이 건강할 때 그 가족이 모여 이룬 사회가 건강하기에 이 연극을 통하여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찾고자 한다.
작품줄거리
황달호는 전직 면서기 출신으로 신혼 초 자기를 배신하고 딸과 함께 떠난 부인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남자이다. 그 후 독신으로 우울증과 강박에 시달리며 살아가던 그는 결국 직장생활도 못하고, 현재는 13평 영구 임대 아파트에서 폐휴지를 줍는 등의 부업을 하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황달호는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임대 아파트에는 금지 되어있는 가족 외 타인에게 세 놓는 일을 불법으로 감행한다. 그의 방에 세든 사람은 전직 삼류 가수 출신의 맹오복. 그는 과거 한때 잘 나갔던 삼류 가수의 생활을 그리워하며 여전히 가수로서 재기를 꿈꾸는 남자로 성적 콤플렉스를 갖고 있으며, 일찍 아내와 사별한 사람이다. 성장과정에서 잘난 남자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사는 맹오복은 현재 빈털터리로 이따금 아르바이트로 나가는 카바레에서 노래를 부른다. 무일푼으로 황달호에게 세를 든 맹가(맹오복)는 당장 나가라는 황가(황달호)에게 월세를 못 내는 대신 그의 우울증을 치료해 주겠다며 배팅을 건다. 밥 먹는 것에서 잠자는 습관까지 하나도 맞는 것이 없는 두 남자는 티격태격 싸움을 벌이다 서로의 아픔을 보게 되고 정을 들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