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의도

사랑이란 특정한 사람과의 관계가 아니다. 한사람과의 관계, 즉 한사람이라는 대상과의 관계가 아니라 세계 전체와의 관계를 결정 짓는 태도, 성격의 방향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한사람만을 사랑하고 나머지 사람들에게 관심조차 없다면 그의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종류가 다른 동물이 한곳에 모여 사는 것 같은 애착이거나 확대된 자기주의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사랑을 능력보다는 대상에 의해서 성립된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사랑을 받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것이 곧 그들의 사랑의 열렬함을 증명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지만 무엇이든지 알지 못하는 사람은 무엇이든 사랑하지 못한다. 무엇이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가치가 없다. 그렇지만 이해하는 사람은 더불어 사랑하고 집중하고 파헤친다고 보면서...

작품줄거리

반 이광수적 문학을 내세우며 이광수의 계몽주의 문학에 종지부를 찍었던 김동인. 타고난 개성과 창조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아편중독과 방탕한 생활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동인이 천당에 오르게 된다. 그보다 먼저 현해탄의 청춘남녀 정사사건으로 20년대 사회를 뒤집었던 시대의 탕녀 윤심덕을 천당에서 만나게 된다. 동인보다 20년 남짓 먼저 올라와 있는 심덕은 아직도 천당의 생활에 적응치 목하고 있고, 심덕을 통해 알게 된 천당의 질서, 그리고 그를 둘러싸는 많은 벽들에 동인은 몸부림친다. 제 17구역 관리 감독관이 되어 있는 심덕의 애인 우진을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통인과 심덕은 천당생활의 규율을 듣고 천당에서 가장 죄악시 되는 인간적 본능을 저지당하고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그러던 중 동인은 현해탄 정사사건에 대한 진실을 심덕으로부터 듣게 되는데...